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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쪽 물가의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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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웹지기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18-12-06 07:0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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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쪽 물가의 사람

이혜미


  꼬리에 붉은 물을 들이며 갔네 밤에만 이름을 얻는 것들이 있어 드문드문 맺힌 암적마다 일
몰이 돌아와 길게 몸을 누이네 그런 숨의 정박지, 공들여 빚은 흉한 것들이 줄지어 흘러내리
는 강가

  모래알을 모아 베개를 짓고 물풀의 줄기를 엮어 얇은 피륙을 짜 덮으면 시맥(翅脈)이 선연
한 곤충의 꿈을 꾸었다 안으로만 자라나는 가지들, 간절하여 끝내 사라지는 서녘의 발자국들

  체액이 뿌려진 곳마다 구덩이를 파고 흐린 손가락을 묻는다면 그건 저 너머의 일인가 헤매
이던 포자들을 양 손에 움켜쥐고 수 겹의 옷자락을 이끌며 갔네 왜 돌아가는가, 동그랗고 충
분히 따듯한 것들이 있었는데

  수자(水子)는 제 살을 모르네 잠시 지었다가 풀어버린 직물처럼, 흔적으로 이루어진 사람이 
있었지 출렁이는 몸 안팎의 숨을 버리며 새어나오는 묽은 살결들 저, 물이라는 깊은 상처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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